📰 “책 냄새가 사라진 사회는 위태롭다 — 서점을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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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냄새가 사라진 사회는 위태롭다 — 서점을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 |
서점은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의 정신이 숨 쉬는 공공의 광장이며, 민주주의의 뿌리를 키우는 문화 인프라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서점의 소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점을 되살리는 문화운동이 왜 필요한가, 그 이유와 방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책 냄새가 사라지는 도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도시 한복판, 한때 사람들로 붐비던 작은 동네서점이 하나둘 문을 닫는다. 그 자리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부동산 사무소로 채워진다. 책을 사기보다 ‘클릭 한 번’으로 전자상거래에 의존하는 시대, 우리는 점점 더 편리해졌지만, 어쩐지 더 외로워졌다.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지식이 만나는 물리적 ‘공공 공간’이다. 도시의 뇌처럼, 시민사회의 기억처럼 작동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 소중한 인프라를 잃고 있다. 이 문제는 단지 ‘유통 구조의 변화’로 설명되지 않는다. 더 깊이 들어가면 문화적 붕괴, 민주주의의 기반 약화라는 본질적 위기와 맞닿아 있다.
1. 서점은 왜 공공 자산인가 — 민주주의의 인프라로서의 책방
서점은 ‘사유’가 교환되는 가장 낮고 열린 장소다. 도서관이 지식의 저장소라면, 서점은 지식의 시장이자 대화의 광장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다른 시선을 배우며, 타인의 세계를 상상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점은 민주주의의 토양이다. 민주주의는 단지 투표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대화할 수 있는 문화적 인프라 위에 자란다. 서점은 바로 그 대화의 시작점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리브르리(La Librairie)’는 단순한 서점이 아니다. 프랑스 정부는 소규모 서점을 문화유산으로 보호하며, 지역 서점에 세금 감면과 임대료 지원을 제공한다. 왜일까? 그들은 알고 있다. 서점이 사라지면, 시민의 사유 능력도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2. 한국의 현실 — ‘서점 절멸 시대’의 그림자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 동네서점 수는 1990년대 5,400여 곳에서 2023년 기준 약 1,400여 곳으로 급감했다. 20년 새 70%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문제는 단순한 시장 경쟁의 결과가 아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의 독점 구조, 부동산 임대료 폭등, 그리고 ‘책을 사는 행위 자체의 사회적 의미가 약화된 문화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서점이 사라진 동네는 의외로 빨리 변한다. 저녁 시간에 불이 꺼진 거리, 대화 대신 스마트폰 불빛만 가득한 카페들. 책을 매개로 만나던 이웃의 인연이 끊기고, 지역 공동체의 결속도 희미해진다.
3. ‘서점을 위한 문화운동’이 필요한 이유
우리가 서점을 ‘살려야 한다’는 말은, 단순히 경제적 생존을 돕자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정신의 회복운동이자, 공공 문화의 재건운동이다.
서점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인프라’다. 이곳에서 우리는 가치관을 교환하고, 시대의 문제를 토론하며, 개인과 사회를 잇는 통로를 발견한다.
따라서 서점을 위한 문화운동은 다음 세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책적 지원의 제도화
- 지역 서점에 공공도서관 수준의 문화 예산을 배정하고, 임대료를 지원해야 한다.
- 프랑스, 일본처럼 ‘지역 문화거점 서점 지정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시민참여형 서점운동의 확산
- ‘책방 공동체’ 프로젝트, 독립서점 살리기 크라우드펀딩 등 시민이 직접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 서점을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문화 플랫폼으로 재인식해야 한다.
교육과 연결된 문화정책
- 청소년들이 학교 밖에서 책과 사유의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학교-서점 연계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이 모이면, 서점은 단순히 ‘살아남는 공간’을 넘어 사람이 다시 모이는 새로운 공공장소로 진화할 수 있다.
서점을 지키는 일은, 곧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서점이 사라진 사회에서,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갖게 될지 모르지만, 더 깊은 사유는 잃는다. 책의 향기가 사라진 도시에는 대화가 없고, 상상력이 메마르며, 민주주의가 흔들린다.
서점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정신적 공기이며, 공공의 자산이다. 이제는 독자가, 시민이, 정책이 함께 나서야 한다.
“서점을 위한 문화운동”은 곧 “더 인간적인 사회를 위한 운동”이다. 책을 읽고, 책을 사고, 책을 나누는 행위가 곧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이라는 믿음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