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만 바라보다 놓친 것들… 우리가 보지 못한 ‘변화의 기록’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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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만 바라보다 놓친 것들… 우리가 보지 못한 ‘변화의 기록’이 드러났다 |
우리는 매년 연말이 되면 결과 중심으로 자신을 평가하며 스스로를 축소시키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삶을 바꿔온 것은 숫자로 드러나는 성과가 아니라 일상 곳곳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들이다.
이번 글에서는 결과에 가려 미처 보지 못했던 ‘변화의 과정’을 바라보는 법을 소개한다.
연말 회고의 방식을 바꾸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일이다.
“결과만 보면, 삶은 손쉽게 오해된다”
연말이 다가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해를 돌아본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이 회고는 ‘채점’이 되어버렸다.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얼마나 모았는지, 몇 킬로그램을 뺐는지, 어떤 목표를 달성했는지. 눈에 보이는 숫자들을 기준으로 한 해를 평가하는 이 방식은 단순하고 명확해 보이지만, 사실 심각한 왜곡을 내포하고 있다.
인간의 목표는 대부분 미래의 특정 지점을 향한다. “5kg 감량하기”, “이직 성공하기”, “책 쓰기 완성하기”. 하지만 그런 목표는 결국 결과 중심의 평가를 불러온다. 그리고 그 결과가 성취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너무 쉽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한 해”라고 결론짓는다. 마치 눈에 보이는 성적표만이 올해의 모든 시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러나 삶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몸무게가 변하지 않았어도 식습관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을 수 있고, 이직은 못 했지만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을 수 있다. 책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글쓰기 과정에서 마음의 층위를 하나씩 들여다보았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들, 말로 설명되지 않는 성장들,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들. 그것이야말로 한 해를 움직인 진짜 동력이다.
“우리는 지금도 끊임없이 되어가는 중이다”
1. 변화는 성과보다 삶을 더 깊이 증명한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인간을 ‘완성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목표의 달성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이다.
예를 들어 올해 이직을 하지 못했다면 실패한 해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을 수 있다.
-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고
- 회사가 규정한 성공이 아닌 ‘내가 원하는 성공’을 묻기 시작했고
- 스스로 일을 선택하고 주도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 나에게 맞는 일의 속도와 방향을 찾으려는 시도가 시작되었다
이런 변화는 이직이라는 사건보다 더 근본적으로 삶을 재구성한다.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났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몸의 신호를 읽는 법을 배웠다면 이미 중요한 변화이다.
몸무게라는 숫자는 쉽게 오르락내리락하지만, 몸을 이해하는 태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결과는 한순간이고, 변화는 축적된다.
결과는 기록으로만 남지만, 변화는 인간을 바꾼다.
2. 작은 변화들이 삶을 다시 쓰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극적인 변화만을 ‘변화’라고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상의 변화는 대부분 소리 없이 다가온다.
- 더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게 된 것
- 관계에서 경계를 설정할 수 있게 된 것
- 예전이라면 화를 냈겠지만 한 박자 쉬어가게 된 것
- 혼자 있는 시간을 편안하게 느끼게 된 것
- 나를 돌보는 행위를 ‘사치’가 아니라 ‘기본’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이 모든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내면을 강하게 변화시키는 흐름들이다.
통계적으로도 변화는 미세한 단위에서 먼저 일어난다.
2023년 심리행동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행동이 습관으로 정착되기까지 평균 66일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은 ‘미세한 행동 변화’라고 한다.
즉, 결과보다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변화에 더 결정적이라는 의미다.
3. “나는 달라지지 않았어”라는 착각의 심리학
연말이 되면 “올해 나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의 문제일 때가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드라마틱 체인지 편향’이라고 부른다.
사람은 큰 변화만을 변화라고 인식하고, 작은 변화는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삶을 깊이 바꾸는 것은 대부분 ‘작은 변화들이 쌓여 일어나는 구조적 변화’다.
예전보다 감정이 잦아들었다면, 관계가 조금 더 건강해졌다면, 생각의 방향이 한 번이라도 수정되었다면 그건 이미 변화이다.
아무리 사소해도 변화는 삶을 움직인다.
우리는 항상 ‘되어가는 중’이며, 완성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4. 올해 나의 변화를 관찰하는 세 가지 질문
아래 세 가지 질문은 연말 회고에서 ‘성과 중심의 왜곡’에서 벗어나
‘변화 중심의 성찰’로 이동하게 도와준다.
① 올해 생긴 새로운 생각이나 관점은 무엇인가?
- 휴식이 생산성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는가?
- 해결되지 않는 문제와 공존하는 태도가 생겼는가?
-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이나마 부드러워졌는가?
생각의 변화는 경험의 집약체다.
생각이 바뀌었다면, 이미 삶이 한 번 흔들렸다는 증거다.
② 올해 더 자주 느끼게 된 감정은 무엇인가?
감정은 변화의 가장 선명한 시그널이다.
- 불안이 줄었는가, 혹은 늘었는가?
- 외로움을 다른 방식으로 다루기 시작했는가?
-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었는가?
어떤 감정도 비난하거나 평가할 필요가 없다.
감정은 단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③ 올해 바뀐 습관이나 리추얼은 무엇인가?
하루를 구성하는 작은 행동이 결국 인생을 바꾼다.
- 아침 루틴이 달라졌는가?
- 퇴근 후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바뀌었는가?
- 나에게 중요한 우선순위가 바뀌었는가?
습관의 변화는 가치관의 변화다.
변화의 기록은 언제나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우리를 바꾼다
성과 중심의 연말 회고는 결국 자신을 축소시키며 실패의 감정을 남긴다.
그러나 변화 중심의 회고는 오히려 자신을 확장시키며, 작은 성장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만든다.
한 해 동안 ‘이룬 것’이 아니라 ‘변해온 것’을 바라보기.
이 단순한 시선의 전환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더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
올해의 당신은 ‘성공’이나 ‘실패’가 아니라,
그저 ‘되어가는 중인 존재’였다는 사실을 부디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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